시모지시마 여행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한 여행자에게도, 온 가족이 함께 추억을 쌓고 싶은 이들에게도 모두 잘 어울리는 곳이다. 렌터카를 타고 가족이 함께 달리는 길도 좋고, 머리를 식히고 싶은 날 홀로 떠난 여행길에서 마주하는 이 작은 섬마을의 고요함도 참 따뜻하게 다가올 것이다.
요즘 우리는 너무 복잡한 일상에서 살아가고 있지 않나. 잠시 벗어나 마음의 숨을 고르고 싶을 때, 미야코지마의 시모지시마는 그저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그런 여행지가 되어줄 것 같다.
시모지섬의 토리이케는 특히 여행 첫날이나 마지막 날 일정을 구성할 때 공항 근처에서 짧은 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어 부담이 없다.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거나, 조용한 분위기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곳도 잘 어울리는 장소임에 틀림없다.
여행 동선으로 완벽한 시모지시마
이번 여행은 시모지시마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수령하고, 가까운 명소를 먼저 들러보는 일정으로 구성했다. 공항에서 토리이케까지는 차로 약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이동이 편리했다.
이 곳은 첫날이나 마지막 날 시모지섬만 집중적으로 둘러보는 일정으로 효율적이다.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일본여행지를 찾는다면 오키나와 미야코지마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동네에서 운전하기 편한 이유는 아래 글을 참고!
2025.05.01 - [여행의 기록] - 미야코지마 렌트카 이용방법 및 운전하기 쉬운 이유
미야코지마 렌트카 이용방법 및 운전하기 쉬운 이유
미야코지마 렌트카 이용방법 및 운전하기 쉬운 이유 미야코지마는 일본 오키나와 본섬에서 약 32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언젠가 방송에서 미야코지마 바다를 본 적이 있어서 꼭 한 번 가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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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 부담 없이 가볍게 들르기에 좋았고, 17END 비치와 함께 묶어서 코스를 짜면 첫날 일본에 입국한 후 다녀오기 좋은 일정으로 충분했다. 시모지섬과 이라부섬은 이라부대교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통행료도 없고,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풍경이 아름다워 드라이브만으로도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다와 맞닿은 신비한 연못, 토리이케
토리이케(通り池)는 일본의 천연기념물이자 국가 명승지로 지정된 독특한 지형의 연못이다. 일본어로 ‘통로’를 뜻하는 ‘토오리’와 ‘연못’을 의미하는 ‘이케’의 합성어로, 두 개의 원형 연못이 물속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바다 쪽 연못은 지름 75미터, 수심 45미터이며, 육지 쪽 연못은 지름 55미터, 수심 25미터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석회암 침식으로 형성된 이 두 개의 싱크홀은 바닷물과 통한다는데, 연못의 색은 짙은 파랑과 녹색이 물감처럼 뒤섞인 듯한 인상을 준다.
심지어 날씨와 시간과 햇빛의 각도에 따라 물빛이 달라 보이기 때문에, 어떤 순간에 방문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곳은 수면 아래로 바다가 연결되어 있어 다이버들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라고 한다. 나도 다이빙을 할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수영 잘하고 다이빙 잘하는 사람들이 멋있게 느껴졌다. 특히 여긴, 바다 생태계와 지형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신비롭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기대해도 좋다.
걷기 좋은 산책로와 감성 가득한 풍경
주차장에서 연못까지는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10분 정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다. 산책로는 풀숲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오솔길처럼 꾸며져 있어,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본 듯한 감성을 자아냈다.
길을 걷는 동안 살랑살랑부는 바람에 새소리와 나비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토리이케 주변에는 전망 데크와 안전한 산책 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 끝까지 걸어가면 거대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내가 지금까지 한 여행 중 손에 꼽을 만큼 인상 깊었다.
주차장 바로 앞에는 음료 트럭도 있었는데, 대부분 현금만 가능하기 때문에 여행 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요즘은 일본여행을 가도 대부분 카드결제가 가능한데, 미야코지마는 아직 현금결제만 받는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
미야코지마는 큰 마트가 아니라면 현금만 받는 곳이 많으니 이점 유의해서 환전을 하는 것이 좋다. 망고주스를 한 잔 사 마셨는데 맛은 좋았지만 양이 너무 적고 큰 얼음만 많아서 아쉬웠다. 하지만, 가벼운 간식이나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다음 일정을 위해 쉬어가기에도 딱 좋은 포인트였다.
연못에 얽힌 두 가지 전설
토리이케에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두 가지 속설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한 어부가 듀공을 잡아 반은 이웃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바다가 그 듀공을 위해 복수하듯 큰 파도를 일으켜 마을을 덮쳤고, 파도가 물러간 자리에 연못이 생겼다고 전해진다.
듀공이 무엇인지 검색해보니 바다포유류의 일종이라고 한다. 생김새는 몸통과 꼬리는 고래처럼 생겼고, 얼굴은 소처럼? 생겼다고 하는데 고래 같아 보이긴 한다.
또 다른 전설은 아내를 잃은 어부가 새 아내를 맞이하면서 시작된다. 후처는 어부의 전처 소생 아이를 시기하게 되었고, 어느 날 두 아이를 연못 근처 바위에 눕힌 후 자신의 아이만 데리고 돌아왔다.
하지만 연못에 빠진 아이는 자신이 낳은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죄책감에 후처도 연못에 몸을 던졌다고 한다. 자기 아이도 구분 못했다는 것이 좀 어설프긴 하지만 이런 전설이 있다고 하니 신기하다.
이러한 이야기는 토리이케에 서린 슬픔과 자연의 무게를 다시금 느끼게 해 주었고, 조용히 물가에 서서 많은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시모지시마 토리이케는 시모지시마공항과 가까운 거리, 무료 입장, 그리고 특유의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 덕분에 혼자 또는 연인과 함께, 그리고 대가족이 함께 방문하기에도 정말 좋은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거창한 시설이나 화려한 즐길 거리는 없지만, 자연 그 자체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가장 큰 감동을 주는 장소이다. 조용한 휴식이 필요한 날, 가족과 함께 걷고 싶을 때, 시모지시마 토리이케를 다시 찾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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